그림 / 박삼덕 파리의 네루다를 뒤덮는 백설 송가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 中에서) 은은하게 걷는 부드러운 동반자, 하늘의 풍요로운 우유, 티 하나 없는 우리 학교 앞치마, 호주머니에 사진 한 장 구겨 넣고 이 여관 저 여관 헤매는 말 없는 여행자의 침대 시트. 하늘거리는 귀공녀들, 수천 마리 비둘기 날개, 미지의 이별을 머금은 손수건. 나의 창백한 미인이여, 파리의 네루다 님에게 푸근하게 내려다오. 네 하얀, 제독의 옷으로 그를 치장해 다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그를 사무쳐 그리는 이 항구까지 네 사뿐한 순양함에 태워 모셔와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