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 / 문 태 준 그림 / 한부열 묶음 / 문 태 준 꽃잎이 지는 열흘 동안을 묶었다 꼭대기에 앉았다 가는 새의 우는 시간을 묶었다 쪽창으로 들어와 따사로운 빛의 남쪽을 묶었다 골짜기의 귀에 두어마디 소곤거리는 봄비를 묶었다 난과 그 옆에 난 새 촉의 시간을 함께 묶었다 나의 어지러운 꿈결은 누가 묶나 미나리처럼 흐르는 물에 흔들어 씻어 묶을 한단 문태준 시집 /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문학이야기/명시 2022.09.0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