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다리는 편지 / 정 호 승 그림 / 최 수 란 또 기다리는 편지 / 정 호 승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로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정호승 시집 /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문학이야기/명시 2021.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