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 송 은 주 천 년의 문 / 이 어 령 절망한 사람에게는 늘 닫혀있고 희망 있는 사람에게는 늘 열려 있습니다. 미움 앞에는 늘 빗장이 걸려 있고 사랑 앞에는 늘 돌쩌귀가 있습니다. 천년의 문이 있습니다. 지금 이 문이 이렇게 활짝 열려 있는 까닭은 희망과 사랑이 우리 앞에 있다는 것입니다. 새 천 년은 오는 것이 아니라 맞이하는 것입니다. 새 천 년은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입니다. 빗장 없는 천 년의 문이 이렇게 활짝 열려 있는 것은 미움의 세월이 뒷담으로 가고 아침 햇살이 초인종 소리처럼 문 앞에 와 있는 까닭입니다. 이어령 시집 /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