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슬픔이 빚어낸 빛깔 / 최 경 선

푸른 언덕 2021. 2. 20. 19:41

그림 : 류 영 도

 

슬픔이 빚어낸 빛깔 / 최 경 선

저토록 도도한 빛깔을 본적 없다 했다

한때는

핏빛처럼 고운

그 꽃잎이 눈부셔

까닭 없이 울었다 했다

애타게

향기로운 척해보고

꿈꾸듯 별을 품어 토해내고

알 수 없는 허허로움에 목메던 시절이었노라고

빛바래고

바래다, 오지게

말라비틀어져 가는 그 모양이

당신 모습 같아

더 섧고도 서럽다 했다

하다

하다, 끝내는

열정과 슬픔 버무린 듯한

저 도도함이 눈물겹지 않으냐며

옹이 박힌 등허리 성스럽게 웅크리며

그녀 고요히 똬리를 튼다

시집 : 그 섬을 떠나왔다

<최경선 시집>

'문학이야기 >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자에게 / 나 태 주  (0) 2021.02.26
사랑한다는 것은 / 이 효  (0) 2021.02.23
부활의 장미 / 정문규  (0) 2021.02.19
꽃이 진다면 / 이 순 주  (0) 2021.02.18
어느 외로운 날 / 조두환 시인  (0) 202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