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사랑한다는 것은 / 이 효

푸른 언덕 2021. 2. 23. 22:08

그림 : 김 정 수



사랑한다는 것은 / 이 효

나는 꽃을 사랑하면서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삶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도
한그루 꽃나무를 심는 것은
당신이 내게 생명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죽음의
문턱까지 가본적 있는가
사랑이 가장 낮은 곳에 이르면
비로소 마음에 깊은 우물을 본다

오늘도 우물가에서 서성인다
눈물로 살려낸 보랏빛 꽃잎들
얼마나 눈부시고 아름다운가

그늘을 끝까지 사랑한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문턱을 함께 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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