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어느 외로운 날 / 조두환 시인

푸른 언덕 2021. 2. 17. 04:46

장순현 / 어느날

 


어느 외로운 날 / 조두환 시인


먹구름이 주저앉은 도시 빌딩가
좁고 어두운 하늘아래
검은 바람이 분다
길가의 집과 사람들이
고광도 불빛 아래 환하게 드러나는 때
모두가 낯익은 것들이지만
모두가 나와는 무관하다
나는 여전히 외롭다

상점가 모퉁이에서 걸어 나오는
나와 똑같은 코트 입은 중년남자
나와 똑같은 스마트폰을 꺼낸다
알 수 없는 우연에 놀라서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손을 넣지만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두가 나와는 무관하다
나는 여전히 외롭다.


시집 : 우리는 혼자다 <조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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