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오래 다닌 길 / 이 어 령

푸른 언덕 2021. 2. 6. 17:44

그림 : 이 승 희

 

오래 다닌 길 / 이 어 령

잊고 있던 이름들이

문득 돌아와 생각나듯이

지금 바람이 분다.

파란 정맥이 전선 줄처럼 우는 골목

다들 어디 가고 여기서 바람소릴 듣는가.

식은 재를 헤집듯이

잃어버린 이름을 찾는다.

정원이 홍근이 원순아

그런 날 밤새도록 바람이 불면

보고싶다

오래 다닌 길.

시집 :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이어령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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