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 송 경 동

푸른 언덕 2021. 2. 1. 21:47

그림 : 이 승 희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 송 경 동


몇번이나 세월에게 속아보니
요령이 생긴다 내가 너무
오래 산 계절이라 생각될 때
그때가 가장 여린 초록
바늘귀만 한 출구도 안 보인다고
포기하고 싶을 때, 매번 등 뒤에
다른 광야의 세계가 다가와 있었다

두번 다시는 속지 말자
그만 생을 꺾어버리고 싶을 때
그때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보라는
여름의 시간 기회의 시간
사랑은 한번도 늙은 채 오지 않고
단 하루가 남았더라도
우린 다시 진실해질 수 있다



묵은 시간은 없다. 늙은 채 오는 시간도 없다.
매 순간 시간은 샘처럼 솟아 나온다.
매 순간 시간의 봉우리는 피어난다.
그래서 한 시인은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을랴 /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라고 노래했다.
우리가 사는 매 순간은 맨 처음이며 우리는 매일매일
여린 초록과도 같은 아침을 맞는다.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을 때 더 큰 희망의 세계로
의 출로가 열린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의욕, 그리고 광야와도
같은 담대한 정신이다.

시집: 시가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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