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꽃이 진다면 / 이 순 주

푸른 언덕 2021. 2. 18. 09:22

그림 : 이 순 주



꽃이 진다면 / 황 은 경


꽃이 진 자리도 아픈가 봐요
계절의 흐름대로
아픈 자리에 다시 피는 다른 꽃
사람의 가슴처럼 아픔이 있어요

꽃이 진 자리에는
물기조차 머물 새가 없겠지요
이른 아침 거미그물이 받쳐 준 성수 같은 눈물
초록의 들풀이 꿈꾸는 자리에 떨굽니다

떠남의 의미가 지워진다고
가슴에 담은 사랑이 지워지지 않아요
꽃이 진 자리에 다시 생명이 닿을 때까지
부디, 우리 아프지 말아요.


시집 : 생각의 비늘은 허물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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