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별로 긋다 / 이 효
들판은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다
내 마음에만 바람이 분다
하얀 구름은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 세운다
하늘에 큰 창문 열리고
연보라 꽃이 뭉실 거린다
구름이 눈짓한다
하늘에 연서를 쓰란다
전깃줄은 시도 아니라고
마음을 묶는다
새들은 날며 노래한다
내일이 항상 올 것 같지만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파란 하늘을
연연한 눈망울로
애틋하게 바라보란다
풋 시인은 하늘을 못 읽는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빠지지 못하는
사람이다
첫 문장이 절망 속에 빠질지라도
출발선을 아픈 별로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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