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우측통행

푸른 언덕 2020. 9. 7. 13:25

우측통행 / 이  효

아침 산책길

노란 선이 그어졌다

우측통행 글자가

소복을 입고 누었다

차도 다니지 않는 길

서로 손잡고 걷던 길

넘어오지 말란다

건너편 무궁화 꽃도

볼 수 없다

마음에도 선이 그어졌다

전국은 선 긋기 열풍

내일은 또 무슨 선이

그어질까?

정의는 반듯한 것이라

배웠다

선이 밤마다 꿈틀거린다

날이 밝으니 선 가르기가

편가르기가 되었다

나는 우측통행

너는 좌측통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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