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꽃들 내 곁에 와서 눕다 / 김영자

푸른 언덕 2023. 9. 3. 17:18
그림 / 손정희

꽃들 내 곁에 와서 눕다 / 김영자

투명한 것을 보면 온몸에 전율이 인다

하늘, 시, 꽃,

꽃을 보면 모두

입술에 대어 보고 싶다

의미 없이 건네주던 그의 사랑

하롱하롱 잎이지는 꽃이었을까

불투명한 속에 함몰되는 두 눈

욕망과 질투심과 시기에

눈알을 굴리며

상처가 괴어 아픈 흔적을 남긴다

상처 위에 상처가 덧나면

살들은 투명해지는 것인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추한

음부를 내보이는

꽃들

내 곁에 와서 눕다.

김영자 시집 / 문은 조금 열려 있다

<김영자 시인 약력>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만정리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학예술학과 문예창작과 석사 과정 졸업

1991년 김경린 선생 추천, 월간 <문학 공간>으로 등단

<시집>

1993년 <문은 조금 열려 있다>

2000년 <아름다움과 화해를 하다>

2014년 <푸른 잎의 상처>를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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