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아침의 마음 / 오은

푸른 언덕 2023. 9. 6. 07:44

그림 / 김한겸

아침의 마음 / 오은

눈을 떠도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세수를 해도 다 씻기는 것은 아니다

걷고 있다고 해도

꼭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가만히 있다고 해도

법석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심장이 뛸 때마다

속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발끝에 고인 눈물이

굳은살로 박이는 아침

바깥이 밝다고

안까지 찬란한 것은 아니다

오은 시집 / 마음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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