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손정희
꽃들 내 곁에 와서 눕다 / 김영자
투명한 것을 보면 온몸에 전율이 인다
하늘, 시, 꽃,
꽃을 보면 모두
입술에 대어 보고 싶다
의미 없이 건네주던 그의 사랑
하롱하롱 잎이지는 꽃이었을까
불투명한 속에 함몰되는 두 눈
욕망과 질투심과 시기에
눈알을 굴리며
상처가 괴어 아픈 흔적을 남긴다
상처 위에 상처가 덧나면
살들은 투명해지는 것인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추한
음부를 내보이는
꽃들
내 곁에 와서 눕다.
김영자 시집 / 문은 조금 열려 있다
<김영자 시인 약력>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만정리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학예술학과 문예창작과 석사 과정 졸업
1991년 김경린 선생 추천, 월간 <문학 공간>으로 등단
<시집>
1993년 <문은 조금 열려 있다>
2000년 <아름다움과 화해를 하다>
2014년 <푸른 잎의 상처>를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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