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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 좋은 약
큰 병을 얻어 중환자실에 널부러져 있을 때
아버지 절룩거리는 두 다리로 지팡이 짚고
어렵사리 면회 오시어
한 말씀, 하시었다
얘야, 너는 어려서부터 몸은 약했지만
독한 아이였다
네 독한 마음으로 부디 병을 이기고 나오너라
세상은 아직도 징글징글하도록 좋은 곳이란다
아버지 말씀이 약이 되었다
두 번째 말씀이 더욱
좋은 약이 되었다
나태주 시집 /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알에이치코리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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