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나태주 / 좋은 약

푸른 언덕 2023. 8. 30. 08:06

 


© olga_kononenko, 출처 Unsplash

 

 

 

 

나태주 / 좋은 약

 

 

 

큰 병을 얻어 중환자실에 널부러져 있을 때

아버지 절룩거리는 두 다리로 지팡이 짚고

어렵사리 면회 오시어

한 말씀, 하시었다

 

얘야, 너는 어려서부터 몸은 약했지만

독한 아이였다

네 독한 마음으로 부디 병을 이기고 나오너라

세상은 아직도 징글징글하도록 좋은 곳이란다

 

아버지 말씀이 약이 되었다

두 번째 말씀이 더욱

좋은 약이 되었다

 

 

 

 

나태주 시집 /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알에이치코리아, 2015>

 

 

 

 

 

 

© schluditsch,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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