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박인호
첫사랑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비록 떠가는 달처럼
미의 잔인한 종족 속에서 키워졌지만,
그녀는 한동안 걷고 잠깐은 얼굴 붉히며
내가 다니는 길에 서 있다,
그녀의 몸이 살과 피로 된 심장을
갖고 있다고 내가 생각할 때까지.
허나 나 그 위에 손을 얹어
차가운 마음을 발견한 이래
많은 것을 기도해 보았으나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매번 뻗치는 손은 제정신이 아니어서
달 위를 움직이는 것이었기에.
그녀는 웃었고, 그건 나를 변모시켜
얼간이로 만들었고,
여기저기를 어정거린다,
달이 사리진 뒤의
별들의 천공운행 보다 더
텅 빈 머리로.
시집 / 세계의 명시 1 <문태준 엮고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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