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사라져 가는 청춘 / 헤르만 헤세

푸른 언덕 2023. 2. 19. 19:15

그림 / 프란츠 요제프 1세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통치한 오스트리아 황제)

사라져 가는 청춘 / 헤르만 헤세

지친 여름이 고개를 드리우고

호수에 비친 그의 퇴색한 모습을 들여다본다.

피곤에 지친 나는 먼지에 싸여

가로수 그늘을 거닐고 있다.

포플러 사이로, 있는 듯 없는 듯 바람이 지나간다.

내 뒤에 빨갛게 하늘이 타오르고

앞에는 밤의 불안이

-어스름이 -죽음이.

지쳐, 먼지에 싸여 나는 걷는다.

그러나 청춘은 머뭇머뭇 뒤에 처져서

고운 머리를 갸웃거리고

나와 함께 앞으로 더 가려 하지 않는다.

헤르만 허세 시집 / 송영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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