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첫사랑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푸른 언덕 2023. 2. 17. 17:08

그림 / 박인호



첫사랑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비록 떠가는 달처럼
미의 잔인한 종족 속에서 키워졌지만,
그녀는 한동안 걷고 잠깐은 얼굴 붉히며
내가 다니는 길에 서 있다,
그녀의 몸이 살과 피로 된 심장을
갖고 있다고 내가 생각할 때까지.

허나 나 그 위에 손을 얹어
차가운 마음을 발견한 이래
많은 것을 기도해 보았으나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매번 뻗치는 손은 제정신이 아니어서
달 위를 움직이는 것이었기에.

그녀는 웃었고, 그건 나를 변모시켜
얼간이로 만들었고,
여기저기를 어정거린다,
달이 사리진 뒤의
별들의 천공운행 보다 더
텅 빈 머리로.




시집 / 세계의 명시 1 <문태준 엮고 해설>










'문학이야기 >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라져 가는 청춘 / 헤르만 헤세  (27) 2023.02.19
봄날 / 헤르만 헤세  (21) 2023.02.18
그 어둡고 추운, 푸른 / 이성복  (23) 2023.02.16
고흐의 바다 / 이생진  (18) 2023.02.15
깃털 하나 / 안도현 ​  (30) 2023.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