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정금자
등에 관하여 푼다 / 박순
꺾인 허리를 반쯤 펴고
들어올린 들통
엿질금을 물에 담가 불리고
팍팍 문질러 꼬두밥 넣고
불앞에서 밤을 지새운 엄마
밥알이 껍질만 남긴 채 쏙 빠져나온듯
세상에서 젤루 어려운 것이
넘의 맴 얻는 거라며
투닥대지 말고 비위 맞춰 살라고
맴 단단히 붙들고 강단지게 살라고 했다
어여 가거라,
와이퍼처럼 손을 흔들며
겨울비 우산 속 키 작은 엄마는
어둠속으로 묻혀갔다
어매, 어쩌다 꼬드밥이 되야 불었소
시집 / 시작 (시시한 일상이 작품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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