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여승 / 백석

푸른 언덕 2022. 6. 22. 19:20

 

그림 / 심은구

 

 

여승 / 백석

 

 

 

여승은 합장(合掌)을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공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 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섭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 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시집 / 백석 시집 <온이퍼브>

 

 

 

 

*일제 강점기 어려운 현실 배경으로 한 여인이 여승이 되기까지의 삶,

민족의 비극적 현실 반영

 

*가지취의 내음새

(속세와의 단절 / 후각적 심상)

*금덤판

(금광/ 평안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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