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서글픈 바람 / 원태연

푸른 언덕 2022. 6. 21. 19:06

 

그림 / 손기옥

 

 

 

서글픈 바람 / 원태연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삐그덕 문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두 잔의 차를 시켜놓고

막연히 앞 잔을 쳐다본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속 깊이 인사말을 준비하고

그 말을 반복한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며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서는 발길

초라한 망설임으로

추억만이 남아 있는

 

그 찻집의 문을

돌아다본다.

 

 

 

원태연시집 /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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