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가끔씩은 흔들려보는 거야 / 박성철

푸른 언덕 2022. 6. 20. 03:55

 

그림 / 김향희

 

 

 

 

가끔씩은 흔들려보는 거야 / 박성철

 

 

 

가끔씩은 흔들려보는 거야

흐르는 눈물을 애써 막을 필요는 없어

그냥 내 슬픔을 보여주는 거야

자신에게까지 숨길 필요는 없어

 

물이 고이면 썩어들어가는 것처럼

작은 상심이 절망이 될 때까지 쌓아둘 필요는 없어

상심이 커져가 그것이 넘쳐날 땐

스스로 비울 수 있는 힘도 필요한 거야

 

삶이 흔들리는 건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았다는 건

내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가끔씩 흔들려보는 거야

 

하지만 허물어지면 안 돼

지금 내게 기쁨이 없다고

모든 걸 포기할 필요는 없어

늦게 찾아온 기쁨은 그만큼 늦게 떠나니까

 

 

 

시집 / 눈물편지 <지원북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