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경희
사다리집 풍경 / 임승훈
허공에 걸린 밧줄에
여덟 개의 발이 꺼꾸로 매달려
수없는 곡예를 반복하는
무공해 건축 기법
수학 공식은 잊지 않았는지
팔각형 모서리마다 줄을 걸고
자로 잰 듯 가지런하게
집을 짓는 건축사
모진 태풍에도 까딱없는
사다리 집 짓고
외줄타기하는 곡예사
작은 녀석이 맹랑하다
이슬 내린 보금자리에
아침 햇살이 내려왔다가
하얀 궁전 위에 핀 이슬 꽃이 되었다
진실과 거짓 사이에
숨어있는 모습이 밉지만
성실하게 사는 징그럽지만 귀여운 아이
임승훈 시집 / 꼭, 지켜야 할 일 <다시올>
'문학이야기 >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능소화 지다 / 나태주 (0) | 2022.06.26 |
---|---|
미워하지도 사랑하지도 / 하이린히 하이네 (0) | 2022.06.25 |
타이탄 아룸 / 박순 (0) | 2022.06.23 |
여승 / 백석 (0) | 2022.06.22 |
서글픈 바람 / 원태연 (0) | 2022.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