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사다리집 풍경 / 임승훈

푸른 언덕 2022. 6. 24. 16:29

 

그림 / 김경희

 

 

 

사다리집 풍경 / 임승훈

 

 

허공에 걸린 밧줄에

여덟 개의 발이 꺼꾸로 매달려

수없는 곡예를 반복하는

무공해 건축 기법

 

수학 공식은 잊지 않았는지

팔각형 모서리마다 줄을 걸고

자로 잰 듯 가지런하게

집을 짓는 건축사

 

모진 태풍에도 까딱없는

사다리 집 짓고

외줄타기하는 곡예사

작은 녀석이 맹랑하다

 

이슬 내린 보금자리에

아침 햇살이 내려왔다가

하얀 궁전 위에 핀 이슬 꽃이 되었다

 

진실과 거짓 사이에

숨어있는 모습이 밉지만

성실하게 사는 징그럽지만 귀여운 아이

 

 

 

임승훈 시집 / 꼭, 지켜야 할 일 <다시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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