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꿈과 충돌하다 / 조하은

푸른 언덕 2022. 6. 10. 16:09

 

그림 / 최 미 정

 

 

 

꿈과 충돌하다 / 조하은

 

 

 

밤인지 새벽인지 모호한 시간

벗은 몸을 파스텔 톤으로 비춰주는 욕실 거울 속에서 아련함과 사실 사이의 경계를 바라본다

 

기억할 만한 봄날은 어디에도 없다

얼토당토 않은 박자가 쉰 살의 시간을 두둘겨댈 때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는 고독이 타일 위로 뚝뚝 떨어졌다

 

심장과 뇌의 온도가 달라 가려운 뿔들이

불쑥불쑥 자라났다

 

날마다 기울어지는 사이렌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잠으로 가는 길을 몰라 날마다 잠과 충돌했다

 

바람이 몸 안을 들쑤시고 있었다

 

 

조하은 시집 / 얼마간은 불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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