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최 미 정
꿈과 충돌하다 / 조하은
밤인지 새벽인지 모호한 시간
벗은 몸을 파스텔 톤으로 비춰주는 욕실 거울 속에서 아련함과 사실 사이의 경계를 바라본다
기억할 만한 봄날은 어디에도 없다
얼토당토 않은 박자가 쉰 살의 시간을 두둘겨댈 때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는 고독이 타일 위로 뚝뚝 떨어졌다
심장과 뇌의 온도가 달라 가려운 뿔들이
불쑥불쑥 자라났다
날마다 기울어지는 사이렌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잠으로 가는 길을 몰라 날마다 잠과 충돌했다
바람이 몸 안을 들쑤시고 있었다
조하은 시집 / 얼마간은 불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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