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 바이런 이렇게 밤 이슥토록 우리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마음 아직 사랑에 불타고 달빛 아직 밝게 빛나고 있지만 칼날은 칼집에 닳게 하고 영혼은 가슴을 해지게 하는 것이니 마음도 숨돌리기 위해 멈춤이 있어야 하고 사랑 자체에도 휴식이 있어야 하리 밤은 사랑을 위하여 이루어진 것 그 밤 너무 빨리 샌다 해도 우리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달빛을 받으며 문학 이야기 2020.05.18
하늘에 도장 찍기 (자작 시) 하늘에 도장 찍기 / 이 효 선홍빛 구두 신고 날 유혹하러 왔나요 그대 가슴에 머물 수 없어요 검정 운동화 신고 난 자식들 먹여 살려야 해요 오월에 여왕이 왔는데 내 선홍빛 입술은 흙장미가 되어 버렸어요. 짙은 입술로 하늘에 도장 찍어요 내년에는 꼭 눈 맞춤해요. 잘 가요.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5.17
민들레 밭 만들기 어머니가 사시던 시골에 돌밭이 있다. 오늘은 식구들이 함께 힘을 모아 돌밭을 민들레 밭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제일 먼저 삽으로 흙을 파서 고랑을 만드는 일을 했다. 무척 쉬워 보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중간에 포기할 수가 없어서 식구들과 함께 열심히 흙을 팠다. 고랑을 만든 후에 갈키로 돌을 걸러내고 흙을 평평하게 만들어주었다. 돌이 무척 많이 나왔다. 돌밭에 거름을 골고루 뿌려주었다. 식물이 잘 자라도록 계분을 주었다. 호미로 구멍을 파고 구해온 민들레들을 하나씩 심었다. 내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다. 비가 오면 축 늘어진 민들레들이 생기를 찾으리라 믿는다. 돌밭을 멋진 민들레 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땀이 이마에 송골송골 맺혔다. 땅은 사람이 노력한 만큼 수확을 .. 요리 이야기 /건강 텃밭 2020.05.17
가시 (자작시) 가시 / 이 효 어두운 세상 머리 들고 붉은 벽돌 틈새로 오른 풀 이 봄날 누군가의 손아귀에 잡혀 머리채 뽑혀도 또 올라오는 풀 사랑의 날개 부러진 날 세상 짐 지고 바다로 간다 파도에 몸을 맡긴 순간 누군가 머리채 잡아 올린다 붉은 벽돌이고 오른 풀 숱한 슬픔 하늘 적신다 바윗처럼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5.16
등꽃, 등꽃 등꽃, 등꽃 / 안 도 현 등꽃이 피었다 자국이다, 저것은 허공을 밟고 이 세상을 성큼성큼 건너가던 이가 우리집 대문 앞에 이르렀을 때 내 사는 꼴 들여다보고는 하도 우스워 혼자 키득거리다가 그만 나한테 들키는 순간이었는데, 급한 김에 발자국만 여러개 등나무에 걸어놓고 이 세상을 .. 문학이야기/명시 2020.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