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 이 효
어두운 세상 머리 들고
붉은 벽돌 틈새로 오른 풀
이 봄날
누군가의 손아귀에 잡혀
머리채 뽑혀도 또 올라오는 풀
사랑의 날개 부러진 날
세상 짐 지고 바다로 간다
파도에 몸을 맡긴 순간
누군가 머리채 잡아 올린다
붉은 벽돌이고 오른 풀
숱한 슬픔 하늘 적신다
바윗처럼 무거운 내 사랑
너처럼 뚫고 다시 서련다
몸에 꽃이 아닌 가시가 핀다 한들
가시로 제 살을 찔려 보았기에
가시로 남은 사랑 찌르지 않는다
향기 없지만 남은 인생
무딘 가시로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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