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악산의 운무 / 이 효
쏟아내고 싶다
나무가 비의 마음을 알고
소리 없이 밤새도록
비를 받아주듯이
쏟아내고 싶은 마음
내 마음을 누가 알까
그 마음
붉게 우는지
시퍼렇게 우는지
감악산은 내 마음을 알까
굳은 바위 같은 마음을
출렁거리는 세상을 건너
감악산에 오른다
운무처럼 잡으면 사라지는 꿈
꽃지고 세월 지고
자꾸만 산을 내려간다
뒤돌아본다
비가 소리 없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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