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감악산 운무

푸른 언덕 2020. 5. 10. 20:24

 

감악산의 운무 / 이 효

 

쏟아내고 싶다

나무가 비의 마음을 알고

소리 없이 밤새도록

비를 받아주듯이

 

쏟아내고 싶은 마음

내 마음을 누가 알까

그 마음

붉게 우는지

시퍼렇게 우는지

 

감악산은 내 마음을 알까

굳은 바위 같은 마음을

출렁거리는 세상을 건너

감악산에 오른다

 

운무처럼 잡으면 사라지는 꿈

꽃지고 세월 지고

자꾸만 산을 내려간다

뒤돌아본다

비가 소리 없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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