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아고르 베르디쉐프 (러시아) 연못을 웃긴 일 / 손택수 못물에 꽃을 뿌려 보조개를 파다 연못이 웃고 내가 웃다 연못가 바위들도 실실 물주름에 웃다 많은 일이 있었으나 기억에는 없고 못가의 벚나무 옆에 앉아 있었던 일 꽃가지 흔들어 연못 겨드랑이에 간질밥을 먹인 일 물고기들이 입을 벌리고 올라온 일 다사다난했던 일과 중엔 그중 이것만이 기억에 남는다 * 손택수 시집 / 붉은빛이 여전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