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2021/09/07 2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 함 민복

그림 / 강 계 진 ​ ​ ​ ​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 함 민 복 ​ ​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 담장을 보았다. 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 화분이 있고 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 ​ 저 꽃은 왜 흙의 공중섬에 피어 있을까 ​ 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 매달린 돌처럼 도둑의 침입을 경보하기 위한 장치인가 내 것과 내 것 아님의 경계를 나눈 자가 행인들에게 시위하는 완곡한 깃발인가 집의 안과 밖이 꽃의 향기를 흠향하려 건배하는 순간인가 ​ 눈물이 메말라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지 못하는 날 꽃철책이 시들고 나와 세계의 모든 경계가 무너지리라 ​ ​ 시집 /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 ​ ​ ​

야생화 / 박 효 신

그림 / 김 정 수 ​ ​ ​ ​ 야생화 / 박 효 신 ​ ​ 하얗게 피어난 얼음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아무 말 못했던 이름도 몰랐던 지나간 날들에 눈물이 흘러 ​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 한줄기 햇살에 몸 녹이다 그렇게 너는 또 한번 내게 온다 ​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니가 떠나간 그길 위에 이렇게 남아 서 있다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 머금고 기다린 떨림 끝에 다시 나를 피우리라 ​ 사랑은 피고 또 지는 타버리는 불꽃 빗물에 젖을까 두 눈을 감는다 ​ 어리고 작았던 나의 맘에 눈부시게 빛나던 추억속에 그렇게 너를 또 한번 불러본다 ​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니가 떠나간 그 길위에 이렇게 남아 서 있다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 머금고 기다린 떨림 끝에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