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꽃 / 김 소 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이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진달래 / 김 용 택
염병한다 시방, 부끄럽지도 않냐
다 큰 것이 살을 다 내놓고
훤헌 대낮에 낮잠을 자다니
연분홍 살빛으로 뒤척이는
저 산골짝이
어지러워라 환장허것네
저 산 아래 내가 쓰러져불겄다 시방
진달래 / 이 해 인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단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 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 눕는
우리들의 지병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구름 스쳐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북한산 진달래 / 홍 해 리
계집애야 진달래야 산진달래야
연분홍 치마 저고리 흰 속옷으로
산자락 바람결에 흔들리느냐
진달래야 계집애야 어이할꺼나
진달래야 계집애야 산진달래야
네 옷은 어디 두고 맨몸뚱이로
네 맘은 어디 두고 빈 몸뚱이로
참꽃 먹고 취해 죽은 산사내를
계집애야 진달래야 어이할거나
진달래 / 이북 사투리
내 보기 넉겨워 갈람 가라우
곱게 보내 주가써 야
넝변에 냑샨 진달래꽃
다 따주가써
내래 가는 길에 냅따 뿌려 줄테니끼니
꽉꽉 밟고 가라우
내 보기가 넉겨워 갈람 가라우
내래 곱게 보내주가써리
너레 가는거 보구서리
뒈져도 안 울가써 야
잘 가라우
이 에미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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