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장미를 사랑한 이유 / 나 호 열

푸른 언덕 2021. 4. 5. 20:18

그림 : 소 순 희

장미를 사랑한 이유 / 나 호 열

꽃이었다고 여겨왔던 것이 잘못이었다

가시에 찔리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이 고통이었다

슬픔이 깊으면 눈물이 된다

가시가 된다

눈물을 태워본 적이 있는가

한철 불꽃으로 타오르는 장미

불꽃 심연

겹겹이 쌓인 꽃잎을 떼어내듯이

세월을 버리는 것이 사랑이 아닌가

처연히 옷을 벗는 그 앞에서 눈을 감는다

마음도, 몸도 다 타버리고 난 후

하늘을 향해 공손히 모은 두 손

나는 장미를 사랑한다

장미 한 송이 / 용 혜 원

장미 한 송이 드릴

님이 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화원에 가득한 꽃

수많은 사람이 무심코 오가지만

내 마음은 꽃 가까이

그리운 사람을 찾습니다

무심한 사람들 속에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장미 한 다발이 아닐지라도

장미 한 송이 사들고

찾아갈 사람이 있는 이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꽃을 받는 이는

사랑하는 님이 있어 더욱 행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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