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 돌아가는 길 / 박 노 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시집 : 마음이 예뻐지는 시
(정지영의 내가 사랑하는 시)
우리가 가는 길이 항상 꽃길만은 아니다.
박노해 시인은 우리들에게 말한다.
길이 끊어져도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말라고 돌아서지 말라고
삶은 앞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요즘 젊이들에게 이 시를 들려주고 싶다.
너무 서둘지 말고 가라고
남들은 저만큼 가는데 초조해하지 말라고
힘들 때는 서로 같이 가는 거라고
서로가 서로에게 길이 되어 주면서 가는 거라고
이 시가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 마음에 큰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문학이야기 >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과 항복 / 나 호 열 (0) | 2021.04.12 |
---|---|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 석 헌 (0) | 2021.04.11 |
사과를 먹는다 / 함 민 복 (0) | 2021.04.08 |
진달래 꽃 / 김 소 월 (0) | 2021.04.07 |
장미를 사랑한 이유 / 나 호 열 (0) | 2021.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