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혼자 부르는 노래 / 이 효

푸른 언덕 2021. 4. 1. 20:37

그림 : 김 정 수

 

혼자 부르는 노래 / 이 효

 

야자수는 혼자 노래 부른다

외딴섬에서 수평선 넘어

고향은 흐린 흑백 사진

하루 종일 숲에서

고독의 색과 소리를 찾는다

마음 밭에 붉은 불길이 고향을

향해서 일어선다.

비가 그친 맑은 오후

숲은 한 방울의 눈물로

푸른 옷을 갈아입는다

기억의 장소로 떠날 준비를 한다

섬과 섬 사이

뼈마디로 다리를 놓는다

혼자 출렁이는 깊은 물결

그리움은 강물처럼 구름이 된다

야자수는 혼자 노래를 부른다.

나뭇가지로 석양에 쓰는 편지

슬프지만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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