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 정 수
혼자 부르는 노래 / 이 효
야자수는 혼자 노래 부른다
외딴섬에서 수평선 넘어
고향은 흐린 흑백 사진
하루 종일 숲에서
고독의 색과 소리를 찾는다
마음 밭에 붉은 불길이 고향을
향해서 일어선다.
비가 그친 맑은 오후
숲은 한 방울의 눈물로
푸른 옷을 갈아입는다
기억의 장소로 떠날 준비를 한다
섬과 섬 사이
뼈마디로 다리를 놓는다
혼자 출렁이는 깊은 물결
그리움은 강물처럼 구름이 된다
야자수는 혼자 노래를 부른다.
나뭇가지로 석양에 쓰는 편지
슬프지만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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