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창문 앞에 / 이 효

푸른 언덕 2021. 3. 14. 02:43

그림 : 김 정 수

 

창문 앞에 / 이 효

 

텅 빈 마음이 싫어

창문 앞에 꽃을 내어 놓는다

창문 앞에 꽃을 내어 놓는 것은

나의 마음을 여는 것

세상이 온통 흑백 사진 같을 때

나는 매일 아침

창문 앞에 꽃을 내어 놓는다

세상 사람들 미소가 하늘에

맑은 구름처럼 걸릴 때까지

이제껏

사는 게 너무 바빠서 창문 앞에

꽃 한 송이 변변히 내어 놓지 못했다

창문 앞에 꽃을 내어 놓는다는 것은

세상을 향해 손을 흔드는 일

창문 앞에 꽃을 내어 놓는 일은

마음에 별을 하늘에 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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