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 정 수
창문 앞에 / 이 효
텅 빈 마음이 싫어
창문 앞에 꽃을 내어 놓는다
창문 앞에 꽃을 내어 놓는 것은
나의 마음을 여는 것
세상이 온통 흑백 사진 같을 때
나는 매일 아침
창문 앞에 꽃을 내어 놓는다
세상 사람들 미소가 하늘에
맑은 구름처럼 걸릴 때까지
이제껏
사는 게 너무 바빠서 창문 앞에
꽃 한 송이 변변히 내어 놓지 못했다
창문 앞에 꽃을 내어 놓는다는 것은
세상을 향해 손을 흔드는 일
창문 앞에 꽃을 내어 놓는 일은
마음에 별을 하늘에 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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