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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언덕 / 서정주
보지마라, 너 눈물어린 눈으로는...
소란한 홍소(哄笑)의 정오천심(正午天心)에
다붙은 내 입술의 피묻은 입맞춤과
무한 욕망의 그윽한 이 전율을...
아 ~~ 어찌 참을것이냐!
슬픈 이는 모두 파촉(巴蜀)으로 갔어도
윙윙거리는 불벌의 떼를
꿀과 함께 나는 가슴으로 먹었노라
시악시야! 나는 아름답구나
내 살결은 수피(樹皮)의 검은 빛
황금 태양을 머리에 달고
몰약(沒藥) 사향(麝香)의 훈훈한 이 꽃자리
내 숫사슴의 춤추며 뛰어가자
웃음 웃는 짐승, 짐승 속으로.
서정주 시집 / 화사집 <1934>
*서정주 시인은 "지귀도" 라는 섬에 머물면서 방목된 사슴들을 보고 쓴 시다.
*사슴을 통해서 인간의 근본 욕구인
"성욕"과 "공격성"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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