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정오의 언덕 / 서정주

푸른 언덕 2023. 9. 12. 07:16

 

© staceyhfc10, 출처 Unsplash

 

 

 

 

정오의 언덕 / 서정주

 

 

보지마라, 너 눈물어린 눈으로는...

소란한 홍소(哄笑)의 정오천심(正午天心)에

다붙은 내 입술의 피묻은 입맞춤과

무한 욕망의 그윽한 이 전율을...

 

아 ~~ 어찌 참을것이냐!

슬픈 이는 모두 파촉(巴蜀)으로 갔어도

윙윙거리는 불벌의 떼를

꿀과 함께 나는 가슴으로 먹었노라

 

시악시야! 나는 아름답구나

내 살결은 수피(樹皮)의 검은 빛

황금 태양을 머리에 달고

몰약(沒藥) 사향(麝香)의 훈훈한 이 꽃자리

내 숫사슴의 춤추며 뛰어가자

웃음 웃는 짐승, 짐승 속으로.

 

 

 

서정주 시집 / 화사집 <1934>

 

 

 

 

*서정주 시인은 "지귀도" 라는 섬에 머물면서 방목된 사슴들을 보고 쓴 시다.

*사슴을 통해서 인간의 근본 욕구인

"성욕"과 "공격성"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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