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두엽
마장동 / 신동호
마장동에서는 네발로 걸어도 된다
간혹 소처럼 우우 울어도 뭐라 안 한다
소가 흘린 만큼 눈물을 쏟아내도
그저 슬그머니 소주 한병 가져다놓는 곳
죽음을 닮아 삶으로 내놓기를 반복해서
달구지 구르듯 고기 굽는 소리 들리는 곳
인생도 굴러가다보면 깨닫는 게 있고
닳고 닳아 삐걱거리다보면 기준도 생기는 법
축산물시장의 처녑에선 풀 냄새가 난다
한숨을 주워 담는 어머니들이 있다
막막한 꿈이 흔들거릴 땐 마장동에 간다
네발로 기다가 끔뻑끔뻑, 울어도 좋을
시집/ 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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