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검은 제비나비 / 송찬호

푸른 언덕 2023. 5. 19. 20:28

그림 / 허경애

검은 제비나비 / 송찬호

앞으로 저 나비를 검은 히잡의 테러리스트라 부르지 말자

허리에 폭약을 친친 감고도 나비는

세계의 근심 앞에서

저리 가벼이 날고 있지 않은가

꽃들이 팡팡 터지는 봄날의 오후,

나비는 녹색 전선에 앉았다 붉은색 전선에 앉았다

아찔하게 생의 뇌관을 건드리고 있으니

우리도 꽃시장에서 만날 약속을 하루만 더 미뤄두자

송찬호 시집 / 분홍 나막신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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