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산다는 것 / 이시가키 린

푸른 언덕 2023. 5. 17. 20:44

그림 / 박학성

산다는 것 / 이시가키 린

안 먹고는 살 수가 없다.

밥을

푸성귀를

고기를

공기를

빛을

물을

부모를

형제를

스승을

돈도 마음도

안 먹고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부풀어 오른 배를 안고

입을 닦으면

주방에 널려 있는

당근 꼬리

닭 뼈다귀

아버지 창자

마흔 살 해질녘

내 눈에 처음으로 넘치는 짐승의 눈물.

책 / 시의 힘 <서경식 지음>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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