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종이 배를 타고 / 정호승

푸른 언덕 2023. 5. 14. 16:06

 

사진

 

 

 

 

 

종이 배를 타고 / 정호승

 

 

 

종이배를 타고 바다로 간다

따라오지 마라

맨발로 부두까지 달려나와 울지마라

종이배는 떠나가는 항구가 없다

슬픈 뱃고동 소리도 울리지 않는다

나를 침몰하기 위해 바다를 향하는 게 아니다

갈매기를 데리고

내 평생 타고 다닌 배가 오직 종이배였을 뿐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바다에도 종이배의 뱃길을 내기 위해

종이배를 타고 먼 바다로 간다

 

 

 

 

정호승 시집 /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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