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종이 배를 타고 / 정호승
종이배를 타고 바다로 간다
따라오지 마라
맨발로 부두까지 달려나와 울지마라
종이배는 떠나가는 항구가 없다
슬픈 뱃고동 소리도 울리지 않는다
나를 침몰하기 위해 바다를 향하는 게 아니다
갈매기를 데리고
내 평생 타고 다닌 배가 오직 종이배였을 뿐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바다에도 종이배의 뱃길을 내기 위해
종이배를 타고 먼 바다로 간다
정호승 시집 /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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