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박학성
산다는 것 / 이시가키 린
안 먹고는 살 수가 없다.
밥을
푸성귀를
고기를
공기를
빛을
물을
부모를
형제를
스승을
돈도 마음도
안 먹고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부풀어 오른 배를 안고
입을 닦으면
주방에 널려 있는
당근 꼬리
닭 뼈다귀
아버지 창자
마흔 살 해질녘
내 눈에 처음으로 넘치는 짐승의 눈물.
책 / 시의 힘 <서경식 지음>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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