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유진선
손님처럼 / 나태주
봄은 서럽지도 않게 왔다가
서럽지도 않게 간다
잔치집에 왔다가
밥 한 그릇 얻어먹고
슬그머니 사라지는 손님처럼
떠나는 봄
봄을 아는 사람만 서럽게
봄을 맞이하고
또 서럽게 봄을 떠나보낸다
너와나의 사랑도
그렇지 아니하랴
사랑아 너 갈 때 부디
울지 말고 가거라
손님처럼 왔으니 그저
손님처럼 떠나거라.
나태주 대표시선집 / 걱정은 내 몫이고 사랑은 네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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