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수선화 / 윌리엄 워즈워스

푸른 언덕 2023. 3. 5. 18:33

그림 / 이경주

수선화 / 윌리엄 워즈워스

 

 

​골짜기와 산 위를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떠돌다가

떼지어 활짝 핀 황금빛 수선화를

문득 나는 보았네.

호숫가 줄지어 선 나무 밑에서

하늘하늘 미풍에 춤추는 것을.

 

​은하에서 반짝이는

별들처럼 이어져

수선화는 강기슭에

끝없이 줄지어 뻗어 있었네.

나는 한눈에 보았네, 흥겹게 춤추며

고개를 살랑대는 무수한 수선화를.

 

​호수도 옆에서 춤을 추지만

반짝이는 물결보다 더욱 흥겹던 수선화.

이렇듯 즐거운 벗과 어울릴 때

즐겁지 않은 시인이 있을까.

나는 그저 보고 또 바라볼 뿐

그 광경이 얼마나 값진 것임을 미처 몰랐었네.

 

​어쩌다 하염없이 또는 시름에 잠겨

자리에 누워 있으면

수선화는 내 마음 속에 떠오르는

고독의 축복.

그럴 때면 내 가슴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더불어 춤을 추네.

 

<윌리엄 워즈워스에 대하여>

낭만주의가 유럽을 휩쓸던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는 

콜리지(Coleridge), 스콧(Scott)과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낭만주의 시인으로, 밀턴(Milton) 이후 영국 최고의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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