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거미줄 / 이동호

푸른 언덕 2022. 5. 28. 19:32

그림 / 김경희

거미줄 / 이동호

누가 급하게 뛰어든 것처럼 내 방 벽 모서리에 동그랗게 파문 번진다

물속에 잠긴 것처럼 익숙한 것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바깥의 누군가가 이 눅눅한 곳으로 나를 통째로 물수제비 뜬 것이 분명하다

곧 죽을 것처럼 호흡이 가빠왔다

삶의 밑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바닥으로 가라앉으면서 나는 나조차도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잠든 사이 창을 통해 들어온 거미 덕분에,

내게도 수심이 생긴 것이다

이동호 시집 / 총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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