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눈물 선행 / 이상국

푸른 언덕 2022. 4. 5. 19:36

 

그림 / 김창열

 

 

 

 

 

눈물 선행 / 이상국

 

 

 

 

 

 

연말이 되어 나도 선행을 했다

 

누군가 고학생 시절

거저먹은 홍합 한 그릇 값으로

몇십 년 뒤 수백만원을 내놓았다고 한다

눈시울이 젖었다

 

아, 거리의 뜨거운 홍합 국물

 

세상에 갚아야 할 게 너무 많은데

나는 얼마나 인색했던지

산다는 게 늘

누군가에게 미안한 일이므로

아무에게나 조금만 잘해주면 되는데

 

나는 안 하면서

남이 하면 눈물이 난다

 

 

 

 

 

<이상국 시인>

*1946년 강원 양양 출생

*1976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뿔을 적시며><달은 아직 그 달이다>

<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시선집<국수가 먹고 싶다>등이 있다

*2013년 제2회 박재삼문학상

*2012년 정지용 문학상

*2011년 제6회 불교문예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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