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장님 / 문태준

푸른 언덕 2022. 2. 20. 21:37

그림 / 손 영 숙

 

장님 / 문태준

찔레나무에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그 곁에

오금이 저리도록 앉아 있었습니다

하나의 의혹이 생겼습니다

그대의 가슴은 어디에 있습니까

찔레 덤블 속 같은 곳

헝클어진 곳보다 보다 안쪽

막 눈물이 돌기 시작하는 곳

그곳으로

날아오는 새와 날아오는 구름

그곳으로부터

날아가는 새와 날아가는 구름

 

 

문태준 시집 / 그늘의 발달(2008)

<문학과 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