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권 선 희
깊은 숲 / 강윤후
나무들이 울창한 생각 끝에 어두워진다
김 서린 거울을 닦듯 나는 손으로
나뭇가지를 걷으며 나아간다
깊이 들어갈수록 숲은 등을 내보이며
멀어지기만 한다 저 너머에
내가 길을 잃고서야 닿을 수 있는
집이라도 한 채 숨어 있다는 말인가
문 열면 바다로 통하는
집을 저 숲은 품에 안고 성큼
성큼 앞서 가는 것인가 마른 잎이
힘 다한 바람을 슬며시
내려놓는다 길 잃은 마음이
숲에 들어 더 깊은 숲을 본다
시집 / 다시 쓸쓸한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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