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 고 민 숙
재활 병원 / 정경화
(2022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작)
바장이던 시간들이 마침내 몸 부린다
한 평 남짓 시계방에 분해되는 작은 우주
숨 가삐 걸어온 길이
하나 둘씩 드러난다
시작과 끝 어디인지 알 수 없는 하늘처럼
종종걸음 맞물리는 톱니바퀴 세월 따라
녹슬고 닳아진 관절
그 앙금을 닦는다
조이고 또 기름 치면 녹슨 날도 빛이 날까
눈금 위 도돌이표 삐걱거리는 시간 위로
목 붉은 초침소리를
째깍째깍 토해낸다
<정경화>
*1963년 전남 담양 출생
*호남대 대학원 한국어교육학과 졸업
*호남대 언어 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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