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재활 병원 / 정경화(2022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작)​

푸른 언덕 2022. 1. 9. 18:45

작품 / 고 민 숙

재활 병원 / 정경화

(2022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작)

바장이던 시간들이 마침내 몸 부린다

한 평 남짓 시계방에 분해되는 작은 우주

숨 가삐 걸어온 길이

하나 둘씩 드러난다

시작과 끝 어디인지 알 수 없는 하늘처럼

종종걸음 맞물리는 톱니바퀴 세월 따라

녹슬고 닳아진 관절

그 앙금을 닦는다

조이고 또 기름 치면 녹슨 날도 빛이 날까

눈금 위 도돌이표 삐걱거리는 시간 위로

목 붉은 초침소리를

째깍째깍 토해낸다

<정경화>

*1963년 전남 담양 출생

*호남대 대학원 한국어교육학과 졸업

*호남대 언어 교육원 강사